살고 있는 중의 말
끝나지도, 시작 전도 아닌 것들. 겪는 중에 쓴다.
Neither finished nor yet to begin. Written while living through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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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업의 절반은 새로운 걸 아는 일이다. 새로 나온 작가, 새로 생긴 공간, 새로 여는 전시, 새로 도는 말들. 미술계에서 일한다는 건 새로움의 입고를 직업 윤리로 요구받는 일이고, 나는 십몇 년을 그 컨베이어 앞에 서 있었다. 모르면 뒤처지는 게 아니라 결격이 되는 동네라서, 알아두는 게 일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이상 신호가 온다. 새로운 것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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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독서 목록을 만들었다. 제발트의 『토성의 고리』, 어니스트 베커의 『죽음의 부정』, 들뢰즈 입문서, 로버트 맥키의 『스토리』. 목록만 만든 게 아니라 권마다 선정 배경까지 붙였다. “비전시적 실천의 당위성을 마련하고”, “철학적 논리를 학문적으로 정교하게 구축하기 위한 뼈대가 됩니다” 같은 문장들로. 다시 읽어 보니 이건 독서 계획이 아니라 지원서다. 미래의 훌륭한 나에게 필요한 책들을, 심사위원에게 설명하듯 골라…